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야설명작)러브타임5
"마음의 순결이 선행되지 않는데 어찌 육신의 순결이 따라가겠습니
까. 무엇보다 마음의 순결을 거사께서 가져가셨다는 말씀입니다."
"알았네. 나 역시 마음을 자네에게 주었던 건 사실이네. 하지만 그
것도 사흘이면 족하지 얼마나 더 오래 있어 달란 말인가?"
"정 뜬구름을 원하신다면 저도 따라서 뜬구름이 되겠나이다."
황진이는 얼른 남장(男裝)을 하고서 김경원을 따라 나선다.
"허허, 그것 참."
나는 다시 리모콘을 작동하여 화면을 없앤다.
"바로 그거요. 황진이는 일찍부터 풍류를 알았고, 급기야 풍류 남아
의 맛이 어떠한 줄을 알았으니 어찌 멈출 수가 있겠소."
관박식이 말한다.
"처음엔 좋았지요. 황진이는 김경원을 따라 다니며 명산 대찰(名山
大刹)을 배경으로 시를 지어 읊고 노래를 불렀으니까요. 그러나 김경
원은 이별하자는 쪽지 한 장만을 남겨 놓은 채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
져 버립니다."
"그 때 슬픔과 외로움을 못 이기다가 읊은 시를 내가 알고 있소.
한번 읊어 볼까요?"
"예."
"내 언제 믿음이 없어 임을 속였건대
월침 삼경(月枕三更)에 올 뜻이 전혀 없다.
추풍(秋風)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찌하리요."
"역시 시인은 다르십니다."
"다르긴 뭘. 아무튼 그 다음 이야길 전개해 주시오."
"황진이는 하는 수 없이 송도로 돌아왔지요. 그러나 별볼일없는 한
량들을 손님으로 받다가 시들해져 다시 집을 나섰습니다. 인연이 닿
으면 김경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신념을 갖고서. 그
동안 단 한 사람의 손님에게도 몸을 내어 주지 않은 것은 특기할 만
한 일입니다."
"그렇게 떠돌다가 지쳐서 읊은 시를 내가 알고 있소. 또 한번 읊어
볼까요?"
"예."
"꿈길밖에 다른 길 없는 우리 신세
임을 찾으니 그 임은 나를 찾아갔다네.
이 뒤에도 밤마다 어긋나는 꿈
함께 떠나 길에서 만나고지고."
"역시 시인은 다르십니다."
"다르긴 뭘. 아무튼 그 다음 이야길 전개해 주시오."
"이번엔 화면을 보시죠."
나는 다시 리모콘을 작동하여 벽면에 화면을 만들어낸다.
황진이가 남장을 한 채 길가의 풀밭에 앉아 방금 관박식이 낭송했
던 시를 읊으며 청승을 떨고 있다. 그 때 마침 길을 가던 40대의 한
선비가 그녀의 빼어난 시작(詩作) 솜씨를 확인하고는 걸음을 멈추어
말한다.
"허허, 참말 빼어난 솜씨로다. 그런데 어인 일로 젊은 도령은 그토
록 한숨에 눈물마저 짓고 있는가?"
황진이는 그 선비를 쳐다보더니 반가운 안색으로 바뀐다. 부운거사
김경원은 아니지만 생김새와 목소리가 비슷하기까지는 한 것이다. 오
랜만에 마음에 드는 남성상을 만났기 때문일까, 황진이는 냉큼 일어
나 자신을 소개한다.
"소생은 송도에 사는 황가라 하옵니다만, 나으리는 대관절 누구시
온지?"
"나는 한양에서 금강산 유람길에 나선 이석(李碩)이라고 하네. 그저
건달인 셈이지."
선비는 맑고 생각이 깊은 듯한 눈에 부드러운 미소마저 담고 있다.
한마디로 잘생긴 얼굴이다. 김경원보다 나으면 낫지 못할 것이 없다.
잘생긴 남성의 냄새를 맡은 황진이는 이석을 놓칠세라 서둘러 말한
다.
"소생도 마침 그곳으로 가려고 하던 참인데, 저를 길동무 삼아 주
실 수 있을런지요?"
"그거야 뭐 어렵겠나. 나도 무료하지 않을 테니 더없이 좋네."
황진이는 싱글벙글하며 이석과 함께 동반한다. 두 사람은 서로 시
를 지어 주고받으며 기뻐하는데, 그 모습이 오누이처럼 정겹다. 하지
만 아직 그녀가 여자인지 눈치채지 못한 이석은 길손이 마음에 들자
이윽고 자기 소개를 한다.
"사실 나는 조정의 재상(宰相)을 지내는 꽤 괜찮은 집안의 자식이
라네. 하지만 벼슬에는 뜻이 없으니 그저 이런 삶이 좋네. 얼마나 좋
은가, 산천을 벗삼아 풍월 유람을 하는 것이."
황진이는 부운거사 김경원 외에 또 한 남자를 사랑할 수 있으리라
는 묘한 표정이 된다. 그러고 보면 황진이는 문장 실력이 있는 호남
형의 백수건달을 좋아하는 셈이다. 그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찾아온
관박식 씨는 어떤 마음일런지 알 수 없으나, 내가 볼 때에 황진이는
분명히 제대로 된 여자가 아니다. 지적(知的) 수준이 꼭대기에 오른
유별난 고급 창녀인 셈이다.
그날 밤, 객사에 든 황진이는 석식(夕食)을 마치고 나서 잠을 이루
질 못한다. 옆자리에 자기가 좋아하는 호남형의 사내가 누워 있으니
잠이 올 리가 없을 것이다.
황진이의 손이 어둠속에서 이석의 아랫도리로 옮겨 간다. 이석의
물건이 손에 잡히는 순간 움찔한다. 느낌이 좋아서일 것이다. 이번엔
그녀의 손이 바지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잠시 그 앞에서 머뭇거리다
가 마침내 쑥 하고 들어간다. 순간,
"이게 무슨 짓이냐?"
깜짝 놀란 이석이 벌떡 일어나 앉는다. 그러자 죄를 지은 사람이
되고 만 황진이는 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앉아 끽 소리도 내지 못하
고 있다.
"무슨 일인지 자초지종을 아뢰어라. 네가 그 이상한 형태의 남자더
란 말이야?"
"실은 그게 아니오라…"
황진이는 흐느낌과 더불어 자신을 알린다.
"저는 사실 송도 기생 명월이라 하옵니다."
"무엇이?"
이석은 더욱 크게 놀란다.
"자네가 그 소문난 명기 황진이라고?"
"그러하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남장을 했는가?"
"유람길에 이만큼 편한 차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녀자의 차림일
땐 추근대는 사내도 많고 하여."
"음…그랬었군."
상대가 황진이임을 확인한 이석은 눈빛이 바뀐다. 오래도록 여자의
마음과 육체를 맛보지 못한 목마름 같은 것.
"이리 가까이 오게나."
"예?"
황진이는 반가워하는 듯하면서도 놀란다.
"자네가 어찌하여 명기인지 알아보고자 함이야."
명기(名妓)란 말일까, 명기(名器)란 말일까? 뜻은 다르지만 같은 말
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명기(名器)를 갖추지 않은 명기(名妓)는 없을
것이고, 명기(名妓)가 명기(名器)를 갖추지 않을 리는 없을 것이다.
"다시 내 몸에 손을 대주게."
"나으리의 귀하신 곳에?"
"그래, 바로 그곳이야."
황진이는 조금 전에 그랬던 대로 다시 자신의 손을 이석의 바지 속
으로 집어넣는다.
"자네가 내 몸에 손을 댔으니까 나도 댈 수 있겠지."
이석은 자신의 물건을 황진이가 만지작거리게 놔두고는, 자신의 손
을 가져가 그녀의 바지 속으로 쑥 집어넣는다. 그러고는 검지손가락
을 움직여 명기임을 확인한다.
"그래, 바로 이거로다. 실지렁이떼에 손가락이 걸린 듯한…"
이석은 몹시 기뻐하며 황진이의 몸을 와락 껴안는다.
"너를 보고자 살아왔음이야."
"나으리…"
꽤 괜찮은 남녀의 향기가 뒤섞이는 듯하다. 두 사람의 교성이 묘하
게 어우러져 방안에 가득찬다. 문득 옹녀를 돌아보니 그녀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져 있다. 황진이와 이석의 치열한 방사(房事)를 나뿐만이
아닌 또 한 남자(시인 관박식)와 더불어서는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하
겠는 모양이다.
그 때 마침 관박식이 요구한다.
"그만, 그만 봅시다."
나는 리모콘을 작동하여 벽면에 생겨났던 화면을 없앤다.
"다음 줄거리를 말씀드릴까요?"
"아니, 아니 말이오. 내일이나 모레 다시 와서 나머지 줄거리를 보
기로 합시다. 아무래도 오늘 급하게 떠나는 건 좀 무리일 것 같군요.
저 황진이가 보통 요물단지가 아닌 것 같아서…"
"좀더 연구하실 필요가 있으신 모양이군요. 아무튼 내일이나 모레
에 꼭 오십시오. 1천만원을 반환해 드리지는 않으니까요."
"알겠소. 우선 달아오른 몸부터 풀어야겠소."
"몸을 풀 만한 좋은 장소라도 있으십니까?"
"내가 단골로 이용하는 터키배스탕이 있소. 참, 이름이 바뀌었지.
증기탕이라던가…"
"예, 그렇습니다."
"그 증기탕도 이제 1998년까지 시한부 허가라던데…사회 윤리적으
로 볼 때 잘하긴 잘하는 일이지만 왠지 섭섭하단 말이야…더구나 나
같은 독신주의 풍류 시인의 입장에서 볼 땐."
"그러니까 저처럼 옹녀 같은 여자를 데리고 사십시오. 오직 즐거운
미래만 있을 뿐입니다." 하고 나는 속으로 말한다.
"아무튼 수고 많았소. 내가 오는 날 전활 주겠소."
"예, 그러십쇼."
시인 관박식이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옹녀의 손이 불쑥
나의 가슴을 파고든다.
"옹녀, 참아야 해."
"참기가 어렵구만요."
명기(名器)로 말하자면 견줄 상대가 없을 옹녀. 하지만 지금 상황
같아서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 언제 오만불 박사가 들이닥칠지 모르
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청이와 심학규를 데리러 간 백국남도 아직 안
돌아오지 않았는가.
"옹녀, 곧 우리에게는 집이 한 채 생길 거야. 아무래도 오만불 박사
님이 그만한 연봉을 만들어 주실 것 같아. 그러면 우리는 그곳에서
마음껏 서로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거야."
"…기럼 참아 보갔시요."
하지만 참아 보라고 하던 내 손이 어느새 옹녀의 치마 쪽으로 이동
하고 있다. 빌어먹을. 그런데 바로 그때, 갑자기 러브타임머신 여행사
의 호출기가 울려 온다. 나는 옹녀의 치마 속으로 들어가려던 손을
멈추고 얼른 호출기를 작동시킨다. 백국남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오만불 박사님. 이제 곧 출발할까 합니다. 다행히 비가 그쳤고 심
봉사를 구출했습니다. 러브타임머신을 약속된 장소에 보내 주십시오."
약속된 러브타임머신 착륙 지점은 심청이와 백국남이 빗속의 정사
(情事)를 나누었던 그 무인도다. 나는 당장에 러브타임머신을 띄워 보
낼까 하다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만불 박사의 핸드폰 전화
번호를 누른다. 백국남 건을 보고하자,
"그래? 그렇담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고…참, 심청이에게 팬티를 한
장 선물하도록 하게. 나는 공짜로 주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
백국남 씨가 아주 우수한 고객의 모습을 보여 줘서 반해 그러네."
하고 사전(事前)없던 얘기를 덧붙인다. 거기서 말이 끝난 건 아니
다.
"그리고 말일세…자네 통장 번호 좀 알려 주게. 내가 곧 연봉을 입
금할 테니."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온라인 번호를 불러 준다.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에게 돈이 생긴다는 건 솔직히 좋은 일이다.
"그리고…관박식 시인은 어찌됐는가? 떠났는가?"
"내일이나 모레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왜 그럴까?"
"황진이가 자신의 상대로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아마도 황진이를 홀릴 만한 절묘한 시 몇 수를 더 지어 올려는 모
양이로군. 아무튼 수고했네. 오늘은 이만 들어가 쉬도록 하게. 내일부
터는 오전 열 시에 정상 출근하도록 하고."
"예,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리모콘을 작동시켜 러브타임머신을 움직인
다. 10분 후, 러브타임머신이 다시 실내에 들어오고, 문이 열리자, 백
국남이 지쳐 보이지만 그래도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심학규를 등에 업
고 내려온다. 심청이는 그의 뒤를 따라 내려온다. 실물로 보니 심청이
는 더욱 아름답다. 가벼운 밑화장도 필요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
다운 얼굴.
"청아, 여기가 어디냐?"
심학규가 말한다.
"잘은 모르지만 좋은 곳이에요. 조금만 참고 기다리세요, 아버지."
"그래, 그러자꾸나. 눈은 관두고, 먹을 것만 넉넉하면 좋은 세상이
지 뭐."
나는 백국남에게 팬티 여러 장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고 권한다.
"이건 왜 주나요?"
"좋은 일 하느라고 수고하셨다고 박사님이 드리는 선물이에요."
"하하…박사님도 참."
백국남은 심청이에게 하나를 골라 보라고 권한다. 그러자 심청이는
흰 바탕에 하늘색 땡땡이 무늬가 있는 것을 고른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부디 잘 사십시오."
백국남이 심청이와 심학규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떠나는 걸 확인
하고서 나는 통장 입금 확인을 한다. 아! 예상했던 것이지만 나는 놀
라지 않을 수가 없다. 무려 7천7백만원이란 거금이 들어 있는 것이다.
아파트나 빌라를 한 채 살 수 있는 돈이 아닌가. 나는 우선 호텔방에
서 며칠을 보내며 집을 알아 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 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입금했습니다, 1천만원."
손님이다.
"누굴 만나러 가실 겁니까?"
"클레오파트라, 클레오파트랍니다."
"직업은 어떻게 되십니까?"
"만화가올시다."
"언제 여행을 떠나시겠습니까?"
"내일 당장."
"몇 시쯤 오시겠어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밥을 든든히 먹어 둔 오후 세 시쯤이
좋겠군요."
"그럼 그때 오십시오."
큰일이다. 또 숙제가 생겼다.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연구가 바로 그
것이다. 나는 클레오파트라 자료집을 꺼내어 펼쳐 본다.
"잠시 쉬고 있어요, 옹녀. 오늘은 우선, 대강만 살펴 보면 되니까."
자료집을 뒤져 보니, 그 설명이 매우 상세하게 나와 있다. 나는 기
억을 돕기 위하여 소리내어 읽어나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정확히 말하면 클레오파
트라 7세이다. 그녀는 클레오파트라라는 훌륭한 가문 출신이므로 따
로 이름이 필요없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에게 별명이 한 가지 있기는
하다. 바로 '나일강의 뱀(Serpent df the Nile)'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별명을 함부로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다음호에는 제6화 '굿모닝 클레오파트라 2'가 이어집니다>
줄리어스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몰락의 길로 걷게 만든 클레오파트
라의 미모와 섹스 기술은 대관절 어느 정도일까요? 그리고 시인 관박
식은 절묘한 시를 몇 수 지어 황진이를 꾀어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마릴린 먼로의 섹스 이야기를 좀더 듣고 싶다구요? 이야기가
많은 여자들을 매달 만나다 보니 이야기가 자꾸 남아서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긴장이 늦추어지지 않는 좋은 현상이라는 게
작가의 변(辯)인데…어디 한번 믿어 볼까요?
제목 : 김선영 신세대 패러디 소설 - 러브타임머신
제 7화 마돈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그럼 마돈나를 만나러 가시는 여행
날짜는 언제로 하시겠습니까?"
"내일로 합시다."
"예. 그럼 준비해 놓고 기다리겠습
니다."
10분쯤 뒤. 옹녀와의 동거남(同居男)
으로서, 클레오파트라만큼은 내가 차
지하고 싶다는 고약한 생각에 잠겨 있
을 때 또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러브타임머신 여행삽니다."
"오, 천래성 군. 날세, 나야."
"예, 오만불 박사님."
"내가 미리 얘길 해 두지 않았네만,
오늘부터 세계 러브타임머신 협회 총
회가 있어서 급히 미국으로 떠나야겠
네. 그러니 자네가 알아서 차질없이
일을 잘 처리해 두기 바라네. 특히 팬
티를 판매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선물
하는 것을 잊지 말고."
"예, 잘 알겠습니다. 염려 말고 다녀
오십시오."
전화가 끊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렇게 타이밍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
지는 때도 있는 법인가. 이제 문제는
단 하나, 관박식 씨가 황진이를 만나
러 오늘 오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나
는 일단 관박식 씨의 연락을 기다리기
로 하며 다시 클레오파트라의 성생활
을 감상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는 자리를 임시 식당으로 옮긴다. 말
이 임시 식당이지, 보석의 광채가 온
통 깔려 있는 호화로움에는 안토니우
스의 전용 식당이 감히 범접할 수 없
을 정도다. 두 사람이 마주앉지 않고
나란히 앉자마자 곧, 클레오파트라가
특별히 지시해 놓았을 음식들이 미소
년들에 의해 옮겨져 온다. 시중드는
사람들이 궁녀가 아닌 미소년인 이유
는 알 만하다. 안토니우스의 시선이
자기에게만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때
문일 것이다. 물론 클레오파트라보다
한 수 위인 궁녀는 없을 노릇이겠지
만, 호색남(好色男)의 눈이 어디 그런
가. 클레오파트라에다 두세 미녀가 더
얹어졌으면 하고 바라는 경우가 생겨
날지도 모른다. 아무튼,
"음!"
안토니우스가 헛기침을 한다. 처음
본 음식에 대한 경이로움의 표정을 감
추려고 그러는 듯 보인다.
우선 수프부터가 유별나다.
"맛을 보십시오. 이게 바로 공작의
혀를 끓여 만든 수프랍니다."
"아, 그렇습니까?"
안토니우스는 수프를 한 스푼 떠서
천천히 맛을 본 다음, 잠시 고개를 끄
덕거리더니 빠른 속도로 먹어치운다.
이어서 클레오파트라가 소개한 음식
은 페르시아 산 대추와 호저 구이다.
나는 언젠가, 고슴도치가 산 뱀을 입
으로 물어 뜯어 먹는 것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 본 일이 있는데, 그렇
다면 호저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뱀
이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니까, 그 뱀
을 잡아 먹고 사는 호저 역시 정력 증
강용 음식일까?
안토니우스가 경이로움의 표정을 감
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을 때 미소년
들에 의해 술단지가 날라져 온다.
"모두들 물러가 있거라!"
음식이 어지간히 들어 오자 클레오
파트라는 미소년들에게 명령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앞에
놓인 술잔에 술을 공손히 따라 주고는
말한다.
"마셔 보세요. 안토니우스 장군께
드리기 위하여 이집트에서 특별히 가
지고 온 100년 묵은 술이랍니다."
"100년이라구요?"
안토니우스는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하며 묻는다.
"여왕께서는 안 드시겠습니까?"
"왜 안 마시겠어요? 오늘같이 좋은
날… 안토니우스 장군님께서 잔을 비
우시고 그 잔에 술을 따라 주시겠어
요?"
"아! 그게 좋겠군요!"
희색이 만면한 안토니우스는 단숨에
술을 들이켠다.
"오! 이제껏 맛본 적이 없는 정말
진귀한 맛이로군요."
안토니우스가 그렇게 극찬을 하자
클레오파트라는 호저 구이 한 점을 포
크로 찍어 안토니우스의 입에 넣어 준
다. 좀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기를
씹어 먹고 난 안토니우스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는 자기가 마신 잔에
술을 따라서 클레오파트라에게 정중히
권한다. 클레오파트라는 그 술잔을 들
어 입술에 대고는 천천히 음미하듯이
마신다.
"오! 이 술잔에는 어느새 안토니우
스 장군님의 독특한 체취가 감격스러
울 정도로 짙게 배여 있군요."
클레오파트라가 눈웃음을 치자, 이
번에는 안토니우스가 호저 구이 한 점
을 포크로 찍어 클레오파트라의 입에
넣어 준다. 고기를 받아 먹기 위하여
입 밖으로 내민 클레오파트라의 붉은
혀에는 건강미가 물씬 넘친다. 향로에
서는 연기가 계속해서 피어오르고 있
는데, 더운 나라에서 불을 피우고 있
는 것은 아닐 테고, 아마도 향을 피우
고 있는 모양이다.
잔 하나가 두 사람 사이를 연거푸
오가더니, 두 사람 모두 어느덧 취기
가 오르는지 자세가 풀린다.
"안토니우스 장군님은 그리스 신화
속의 바커스 같군요. 술의 신 말이에
요. 호호호호. 오늘밤은 이 몸에게 맡
겨 두시는 거죠, 장군님?"
클레오파트라의 목소리가 간드러진
다.
"아무렴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여왕
님. 하지만 저는 고작 바커스 따위가
아닙니다. 하큐리의 후예지요. 술뿐만
이 아니라 무엇에든 강하답니다. 맨손
으로 표범을 때려잡은 솜씨가 아닙니
까!"
"오, 너무너무 근사해요, 장군. 그렇
담 호랑이나 사자도 때려잡을 수 있으
실는지요?"
"녀석들이 아무리 표범보다 강자라
고는 하지만, 나를 보는 즉시 꼬리를
감추고 달아나 버릴 건 뻔한 일이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어머, 그래요? 그렇담 저한테 장군
님의 알통을 보여 주실 수 있으신지
요?"
"하하하. 누구의 소원인데 못 들어
드리겠습니까?"
안토니우스는 팔을 구부려 알통 근
육을 만들어 보인다.
"오! 정말 멋지군요! 당신은 틀림없
는 하큐리로군요. 괴력의 신 하큐리
말예요."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알통
을 애무하듯이 어루만지면서 엄청난
찬사를 보내더니, 이제는 아예 입술을
맞추고 혀로 핥아 본다. 좀 급하다 싶
을 정도다.
"오! 나의 클레오…"
안토니우스의 손이 깃털처럼 부드럽
게 클레오파트라의 등허리를 쓸어내려
엉덩이에 닿는다.
"누우세요, 장군님."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가 밀어
준 베개를 베고 눕는다.
"전장에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하
느라 굳어 있을 몸을 내가 풀어 드릴
테니, 눈을 감고 가만히 있으세요, 장
군님."
말 잘 듣는 애견처럼 안토니우스는
지그시 눈을 감는다. 클레오파트라는
손을 뻗쳐 안토니우스의 몸을 주무르
기 시작한다. 어깨에서 가슴을 거쳐
골반까지. 잘 훈련된 안마 기술은 아
닐지 몰라도 그녀의 손길만큼은 더없
이 정성스럽다. 그렇게 주무르는 동안
안토니우스는 잠이 들어 버린다. 그것
도 입을 벌린 채.
클레오파트라는 씨익 요염한 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대추야자와 무화과를
안토니우스의 입으로 연속해서 떨어뜨
린다. 그런데 잇달아 떨어진 무화과가
그만 안토니우스의 식도가 아닌 숨통
으로 들어가 버린 모양이다.
"해액 해액!"
안토니우스는 벌떡 일어나 기침을
해댄다. 겨우 가라앉자 안토니우스가
버럭 성을 낸다.
"이게 무슨 심술이오, 여왕!"
그러나 클레오파트라는 참으로 느긋
하다.
"화를 내시면 건강에 안 좋아요, 장
군님."
그러면서 클레오파트라는 왼손을 뻗
어 안토니우스의 다리 사이로 손을 가
져 간다. 거기에는 다리가 아닌 제법
길다란 것이 있다. 거기에 손을 대어
주무르기 시작한다.
"오오!"
안토니우스의 그 제법 길다란 것이
더욱 늘어나, 그리고 딱딱하게 되어
요동을 친다.
"역시 훌륭하군요, 장군님."
클레오파트라는 감탄을 하며 얼굴을
숙인다. 그 얼굴은 그 길다랗고 딱딱
한 것에 가까이 가자 입을 벌린다. 그
입은 그 길다랗고 딱딱한 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삼킨다. 시저와의 연애 기
간에 터득한 솜씨일 것이다.
혀가 움직인다. 클레오파트라의 붉
은 혀에서 물기가 번들거린다. 침이
아니다. 세미오케미컬이다. 사춘기에
입 안에서 발달했을 피지선이 성적인
자극을 받아 새어나오는 세미오케미
컬.
클레오파트라의 혀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구나 왼손의 손가락들
은 저마다 예민한 촉수가 되어 안토니
우스의 젖꼭지를 건드리고 있다.
"아…으윽…"
클레오파트라의 입이 여전히 떼어지
지 않은 상태에서 안토니우스의 기묘
한 신음소리와 함께 일이 끝났다. 자
신의 정액을 먹어 준 여자에게 굴복당
하지 않을 무감동한 남자가 있을까?
그것이 여자만의 욕구에 의한 강간 행
위가 아니라면.
산봉우리에 올라 쉬고 있는 듯한 표
정의 안토니우스. 그의 귓볼을 만지작
거리며 클레오파트라가 속삭이듯이 말
한다.
"장군님. 저와 함께 이집트로 가면
어떠실는지요?"
"이집트로 내가 말이오?"
"예. 이집트의 모든 백성이 기뻐하
며 장군님을 맞아 드릴 거예요."
안토니우스는 좀 난감한 표정이다.
"하지만, 여왕. 나는 지금 파르티아
를 정벌해야 하는 몸. 실은 이 몸이
내 몸이 아닙니다. 이 몸은 어디까지
나 로마 백성의 몸입니다."
"그럼 내가 이 곳에 머무르는 동안
좀더 생각해 보시지요? 오늘은 단지
애무에 그쳤지만, 내일은 나의 몸을
구석구석까지 맛보여 드리겠어요. 나
는 정말이지 다른 여자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붉고 심오한 동굴을 가지고
있어요."
안토니우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연다.
"음… 그렇담 지금 당장 맛볼 수 있
겠습니까?"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힘이
넘쳐나십니까?"
"표범을 때려잡은 안토니우스라고
하지 않았소."
"오! 정말 멋지군요, 안토니우스 장
군님이시여!"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의 전신
을 혀끝으로 애무해 나가다가, 어느
순간에 동굴 탐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동굴 탐험이 끝났을 때 몽롱해진 눈빛
으로 말한다.
"오! 정말 절묘한 동굴이오! 동굴 속
의 생수(生水) 맛도 그만이고 말이오!"
"사랑해요, 안토니우스 장군님!"
"나 역시 그렇소, 클레오파트라 여
왕!"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으스러지도
록 껴안은 채 한동안 움직일 줄 모른
다.
그 상태에서 화면이 정지되고 고운
여자 목소리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온
다.
"시저에게 칼푸르니아가 있었던 것
과 마찬가지로 안토니우스에게도 부인
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펄비아. 그
녀는 칼푸르니아와 마찬가지로 남편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그녀가 남녀간에 성을 즐기는 방법을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우선 뚱뚱한
그녀의 몸매가 성적 매력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원형 극장에서
예술을 즐기며 줄곧 빵을 먹어대는 태
평한 여자라는 점이 안토니우스의 사
랑이라는 사정권에서 벗어나 버렸다.
그때 마침 세계 최고의 미인인 클레오
파트라, 그것도 일국의 여왕인 여자가
나타나 안토니우스의 남성을 흥분시켜
놓았으니 거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지 않겠는가!"
내레이션이 끝나고 정지되어 있던
화면이 움직이면서 곧 바뀐다.
자막으로 소개되는 장소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이봐, 지중해를 건너 올 다음 배가
언제 도착한다지?"
안토니우스를 기다릴 게 뻔한 클레
오파트라는 잔뜩 몸이 달아 있다.
"곧 도착할 겁니다, 여왕님."
"차라리 돌아오지 않는 건데 그랬
어. 전장을 따라 다니면서라도 안토니
우스의 곁에 있어야 하는 건데…"
"그렇다면 이집트 백성들은 어찌하
시구요, 여왕님?"
"어찌하여 여왕이 없으면 백성들이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인지…나는 참
으로 불행한 여성이야."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가 그리
운 나머지 히스테리까지 일으키는 모
양이다. 한 나라의 통치자로서의 신분
을 충분히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였다.
"아, 옵니다! 여왕님, 보십시오."
정말 배 몇 척이 수평선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 틀림없어! 안토니우스 장군은
분명히 저 배들 가운데 하나에 타고
있을 거야."
클레오파트라의 얼굴에 금방 생기가
돈다. 얼마 후, 클레오파트라의 애간장
을 태울 정도로 서서히 미끄러져 들어
오던 배가 그 윤곽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클레오파트라의 예감(예
감이랄 것도 없이 무조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셈이지만)은 틀리지 않
았다. 완전 무장을 한 채 배의 난간
위에 서서 검을 흔들고 있는 사람은
분명히 안토니우스였던 것이다. 클레
오파트라는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많은 신하와 시녀들이 보는
앞에서 무질서하게 마구 엉덩이를 흔
들었다. 그게 무질서하지만 않았다면
아마 재즈의 시초가 되었는지도 모르
겠다.
클레오파트라가 무질서한 솔로 댄싱
을 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화면이 정
지하고, 또다시 그 예쁜 목소리의 여
성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안토니우스에게는 좀 치기스러운
일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 이
따금 어린아이 같아지는 것이었다. 가
령,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를 데
리고 알렉산드리아 거리를 어슬렁거리
다가, 뜬금없이 아무 백성의 집 문을
두드리고는, 주인이 누구요 하고 물으
면 쏜살같이 도망쳐 버리곤 했다. 물
론 들킨 일도 있었다. 그러나 골탕을
먹은 사람들은 그들이 자기 나라의 여
왕인 클레오파트라와 로마의 영웅 안
토니우스인지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뭐
라고 나무라지 않았다. 허리에 찬 안
토니우스의 검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
았기 때문이었다. 방해를 했다가는 그
검에 목이 뎅강 잘려져 나가는 게 아
닌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정지해 있던 화면의 그림이 움직이
다가 사라지고, 이번엔 배 안이 영상
으로 담겨 나온다. 클레오파트라의 전
용 갤리 선(船)이다.
배 안에선 피리와 파이프, 하아프
연주에 의한 만가(晩歌)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그 만가의 음률에 맞추어
노잡이들은 노를 젓는다.
"폴카를 듣고 싶으시겠죠? 그런데
왜 만가를 택했는지 아세요?"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허벅지를 베
고 누워 있는 안토니우스의 귓볼을 어
루만지며 묻는다.
"당신이 만가를 좋아하기 때문이겠
지."
하룻밤 몸을 섞고 나면 남녀간의 호
칭이 달라질 가능성이 많은 법이다.
클레오파트라를 두고 안토니우스가 '
당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오히려 자연
스럽다.
"틀렸어요. 나 역시 폴카를 좋아하
죠. 그러나 폴카 리듬에 맞추어 노를
저으려면 노잡이들이 너무 고달플 것
같기 때문이에요."
"오! 당신은 정말 우아한 여왕이 아
닐 수 없소. 언제나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슴 깊이 배어 있구료."
글쎄…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슴
깊이 배어 있다면 안토니우스와 한가
롭게 섹스 향락을 즐길 리가 없을 테
지. 그건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기
보다 클레오파트라 특유의 '휴머니즘'
일 것이다.
"음…향기가 좋구료."
여러 개의 항아리에서 피어오르는
향내를 맡으며 안토니우스가 감탄한
다.
"향기를 왜 피워 놓았는지 당신은
아시나요?"
"음…나를 유혹하기 위해서겠지."
"틀렸어요. 생선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죠. 왜냐구요? 생선 비린내가
우리의 섹스를 방해할 수 있으니까
요."
"당신은 나를 바보로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났군."
아무튼 사정이 다르더라도 안토니우
스는 그 향기에 유혹당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눈이 게슴츠레하게 풀어지
고 있는 것이다.
"오, 클레오! 조명을 낮춥시다…"
안토니우스의 말을 듣고 클레오파트
라가 배 안에 특별히 마련된 침실의
조명을 낮춘다.
"비스듬히 엎드려 주겠소, 클레오파
트라. 나는 오늘 당신의 풍만한 엉덩
이를 혀로 온통 쓸어 주겠소."
클레오파트라는 희색이 만면하여 냉
큼 엎드린다. 안토니우스는 손을 가져
가 클레오파트라의 엉덩이 위에 있는
드레스를 걷어올리고 팬티마저 벗겨내
린다. 달덩이 같은 엉덩이가 화면에
가득히 담긴다.
"오! 나의 클레오! 오! 나의 클레오
엉덩이!"
안토니우스의 표정은 한마디로 난리
가 났다. 어쩔 줄 모르는 묘한 표정이
되는 것이다. 기쁨이 가득찬 얼굴에는
묘한 일그러짐도 섞여 있다. 너무 기
분이 좋아서 가슴이 벅차면 저런 기묘
한 표정이 나오는 모양이다.
안토니우스는 더 참지 못하고 마침
내 클레오파트라의 보드라운 엉덩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가 뺨을 비벼댄다.
"오! 나는 이제까지 당신만큼 부드
러운 엉덩이를 가진 여자를 만난 일이
없소."
"펄비아 부인의 엉덩이는 부드럽지
않은가요?"
"그냥 보통이지…"
"오! 저걸 어째! 당신은 분명히 불행
한 결혼을 한 셈이군요."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엇하리. 펄
비아가 빨리 죽어 버리기를 두 손 모
아 비는 수밖에 없지.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엉덩이가 있으니까 괜찮소."
"호호호, 나의 엉덩이! 멋진 나의 엉
덩이!"
클레오파트라가 자찬(自讚)하고 있
을 때 안토니우스의 본격적인 혀끝 애
무가 시작된다. 길게 빠져 나와 있는
그의 혀는 클레오파트라의 엉덩이 전
체를 한 부분도 남김없이 핥아 먹겠다
는 듯 정신없이 움직인다. 애무를 받
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엉덩이에서
향내가 퍼져나오는 듯하다. 그렇다. 나
는 분명히 그 냄새를 맡고 있다. 뛰어
난 시각적 효과를 통해 우리 인간은
충분히 후각적 효과마저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두 사람만 정신이 없는 것이 아니
다. 항아리에서 흘러나오는 향내에 취
해 있을, 그리고 두 사람이 즐기는 행
위를 엿보고 싶어 안달이 나 있을 키
잡이마저 배의 방향을 잘 못 잡고 있
는 것이다. 아무튼 이리저리 가더라도
배가 바다 위를 가는 것만은 틀림없
다. 육지 위로 올라가는 법은 없다. 물
론 암초에 걸리면 큰일이지만 말이다.
"이제 그만하고 들어오세요…"
클레오파트라가 엉덩이를 치켜들고
뒤를 돌아보며 애원한다.
"알았소. 그러지 않아도 지금 마악
들어가려던 참이오."
안토니우스는 자신의 훌륭한 상징을
아끼지 않고 빠른 속도로 전진해 들어
간다.
"오! 나의 안토니…우스…"
이어서 클레오파트라의 격렬한 신음
소리. 두 사람의 일이 끝난 것은 10분
쯤 지나서다. 썩 오래간 것은 아니지
만 아주 적당하다.
"안토니우스. 당신은 나를 위해 끝
까지 이곳에 남아 주시는 거죠?"
숨을 돌리고 난 클레오파트라가 안
토니우스의 귀에다 입을 대고 묻는다.
"음…"
안토니우스는 왠지 침통한 표정이
다.
"나는 돌아가지 않을 수가 없소."
"뭐라구요? 다시 말해 봐요."
"돌아가야만 하오."
"진담인가요?"
"그렇소."
"이제 내가 싫어졌다는 뜻인가요?
남자란 새끼들은 여자의 단물만 빼먹
고 나면 곧 싫증을 느껴서 내팽개친다
고 하는데, 당신이 바로 그 짝이군요."
"클레오…오해하지 마시오. 나는 단
지 로마의 시민권 때문이오."
"시민권?"
"그렇소. 그걸 오래 갖고 있으려면
고향에 돌아가 오래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오."
"그까짓 로마의 시민권이 무슨 소용
있어요? 당신은 로마의 황제도 아니잖
아요. 단지 로마 황제 옥타비아누스의
오른손일뿐. 차라리 이집트의 황제가
되세요. 내가 이집트의 왕위를 당신께
내어 드리겠어요."
"그럼 당신은?"
"난 황후가 되겠어요. 이 목숨이 다
할 때까지 당신 곁에 머물며 당신의
힘을 사랑해 주겠어요."
"그럴 순 없소. 아무튼 난 로마 시
민이오. 그리고 로마의 영웅이오. 나는
전장에 나가 로마를 위하여 싸워야만
하오. 그러니 오해는 하지 마시오, 제
발."
안토니우스는 한번 군침을 꿀꺽 삼
켰지만 대답은 단호하다.
"정말 돌아갈 건가요?"
"그렇소."
"으…이이익!"
갑자기 클레오파트라의 눈에 불똥이
튄다.
"죽여 버리겠어!"
"뭣이? 당신의 연약한 손으로, 표범
을 맨손으로 때려잡은 나를 죽여 버린
다구?"
"아니야! 죽어 버리겠어!"
"그만한 일로 죽을 당신이 아니야!"
"으…미치겠어! 피가 거꾸로 솟고
있어!"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에서나 수입
해 놓았을 꽃병 두 개를 집어들어 바
닥에 팽개친다.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
꽃병 두 개가 클레오파트라의 연약한
손에 의해 산산조각난다.
"응. 너, 잘 걸렸다!"
잇달아 클레오파트라의 손에 잡힌
것은 놀랍게도 상아로 된 스핑크스 모
조품이다.
"클레오! 참아요!"
"못 참아!"
클레오파트라는 스핑크스 모조품을
힘껏 머리 위로 치켜들어 바닥에 내팽
개친다. 단단한 상아라 부서지지는 않
았지만 스핑크스의 체통이 말이 아니
다. 어쩐지 액운이 깃들 듯이 보인다.
"아, 졸도하겠어…"
클레오파트라는 맥이 풀리는지 스르
르 주저앉아 버린다.
다시 화면이 정지하고 고운 여자 목
소리의 내레이션.
"클레오파트라의 애타는 사정이야
어찌 됐든 안토니우스는 로마로 떠났
다. 그런데 한 가지 사건이 터졌다. 안
토니우스에게는 기분좋은 사건이었다.
오래 전부터 바라던 바였지만, 그의
아내 펄비아가 죽어 버린 것이다.
안토니우스는 다른 여자와 다시 결
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참 위력있는 여자인 것이다. 정숙하고
은은한 미모의 소유자인 옥타비아. 그
녀는 바로 로마의 황제 옥타비아누스
의 친누이였다. 이른바 정략 결혼이었
던 셈이다. 안토니우스는 사실 시저의
장례식에 눈물 잘 흘리는 문상객들을
고용하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자신이
추도사를 읽을 때 고용된 눈물의 문상
객들이 열심히 눈에서 수분을 뽑아내
게까지 했었다. 그 정도로 처세에 능
란한 안토니우스의 정략 결혼은 어쩌
면 당연한 일. 그런 속셈도 모르는 옥
타비아는 어쩌면 좀 멍청한 여자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지도 모른다.
첫날밤, 안토니우스는 먼 곳을 꿈꾸
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바라보
기만 해도 섹시한 클레오파트라가 생
각나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클레오
파트라에 비하면 옥타비아는 어머니처
럼 정숙하기만 한 여자였다. 안토니우
스는 옥타비아가 숨을 죽인 채 그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며 누워 있는 침
대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침대 곁의
바닥에서 입을 벌리고 코를 골며 잠을
잤던 것이다. 옥타비아는 주위를 두리
번거렸다. 소문에 듣던 대로 클레오파
트라처럼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고 싶었
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신혼방에는
대추야자도 없었고 무화과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옥타비아는 침대 위에서
나 홀로 눈물을 글썽이며 날을 지새워
야만 했다.
둘째날 밤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래서 이번에는 옥타비아가 안토니우스
의 아래쪽을 벗겨 그의 상징을 꺼내어
보았다. 그러자 잠에서 깨어난 안토니
우스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닌
가! 이게 무슨 짓이오, 옥타비아! 이것
으로 두 사람은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튿날,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
를 잊지 못하고 당장 알렉산드리아로
떠나는 배에 올랐다. 옥타비아는 일단
슬픔과 분노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상
처난 가슴의 멍울을 누군가에게 터뜨
려 보였다. 그 누군가는 바로 자신의
남동생이자 로마 황제인 옥타비아누
스. 옥타비아누스는 누이의 가련한 사
정 얘기를 듣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래서 당장 로마 해군에게 안토니우
스를 뒤ㅉ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만일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를 로마로
데리고 오려고 하기만 한다면, 곧바로
이집트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책정할
것을 명령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각에, 옥타비아누
스의 검은 그늘이 드리워져 오고 있는
줄도 모르는 채 안토니우스는 섹스 환
락에 빠져 있었다. 장소는 클레오파트
라의 왕실, 상대는 말할 것도 없이 클
레오파트라."
다시 화면이 바뀌어 전개된다.
"안토니우스. 당신이 돌아와서 얼마
나 좋은지 몰라요."
"나 역시 그렇소. 옥타비아는 나를
조금도 사로잡아 주지 못해서 그 동안
내가 얼마나 무료했는지 모른다오."
그 동안이라고 해봐야 뭐 얼마나 될
까? 확실히 안토니우스는 능청스런 웅
변의 천재다.
"안토니우스. 당신, 혹시 69 체위를
아나요?"
"옳아, 69 체위. 왜 모르겠소. 다만
적절한 상대가 없어서 자제하고 있었
을 뿐이지."
"그럼 오늘밤은 그것으로 즐기기로
해요. 당신이 돌아온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 나는 당신에게 그만한 애무의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
해요."
"그건 의무가 아니라 당신만이 즐기
고 베풀 수 있는 권리요."
두 사람은 마주 선 채 서로의 옷을
벗겨 준다. 이윽고 알몸이 되자 서로
몸의 위아래를 다른 방향으로 하여 옆
으로 눕는다. 69 그대로의 모양이다.
나는 여기서 리모콘을 조작하여 잠
시 화면을 멈춘다. 그리고 화면을 빠
르게 진행시켜 뒷부분의 내레이션을
먼저 듣는다.
"클레오파트라는 다시 알렉산드리아
에 머물게 된 안토니우스를 잠시도 눈
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했다. 다시 말
해 매일같이 섹스가 이어진 셈이다.
그 바람에 안토니우스는 나날이 얼굴
이 창백해져 갔다. 거기다 옥타비아누
스가 옥타비아와 함께 로마의 육군과
해군을 이끌고 점차 알렉산드리아로
육박해 오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안토
니우스를 괴롭혔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자
신의 긴박한 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장의 자기 군대와 합류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는 그 말
을 들을 때마다 자살하겠다고 위협했
으며, 또는 아예 빈사 상태에 빠져 버
리기도 했다. 안토니우스는 사실 결벽
주의자였다. 그래서 클레오파트라의
피를 자기 손에 묻히고 싶지 않았다.
사정이야 어찌 됐건 안토니우스는
이제 군인으로서의 몸가짐을 잃어가고
있었다. 리벳을 옮겨 박아 늘이기 전
에는 자기의 군복 속에 몸을 쑤셔 넣
기가 어려워졌던 것이다. 나태함은 그
에게 비곗살마저 붙여 주었다.
드디어 싸워야 할 날이 왔다. 안토
니우스는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다 내
어 갑옷에 살찐 몸을 쑤셔 넣고는 전
장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이미 상황
은 끝난 뒤였다. 그의 군대는 풍비박
산나 버렸고, 그는 자기가 가야 할 길
마저 잃어버렸다. 그는 허둥지둥대다
가 땀을 닦기 위하여 손수건을 집었
다. 그런데 그의 손에 잡힌 것은 손수
건이 아니라 칼날이었다. 그만큼 정신
이 없었던 것이다.
손바닥이 잘려져 나가고 엄청난 피
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외쳤다. 나
는 죽노라, 이집트여, 죽어 가노라. 그
러나 황량한 이집트 사막은 그를 구해
주지 않았다. 그는 둥근 모래 언덕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것은 클레오파
트라의 풍만한 가슴 같기도 했고 엉덩
이 같기도 했다.
그는 엄청난 절망감에 빠져 자신의
무기를 찾아 헤맸다. 무기래야 칼이다.
그러나 그 칼은 그에게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의 가슴을
관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하는
말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아무도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병사들은 그를 떠메고 클레오파트라
에게 가져가 바쳤다. 그것은 그에게
충성하는 부하들의 마지막 배려였던
셈이다. 클레오파트라는 그 때 자신의
가족 묘지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핏덩어리의 안토니우스가 그녀
의 앞에 배달되어 온 것이 아닌가. 클
레오파트라는 사랑하는 핏덩어리를 가
슴에 안았다. 그리고 그가 눈을 감을
때까지 마지막 키스를 퍼부어 주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독약을 실험했다.
그래서 어느 것이 가장 고통이 덜하면
서도 약효가 좋은가를 알아내려고 했
다. 그런데 하필이면 실험 대상이 마
르모트 따위가 아닌 하인들이었다. 안
토니우스가 없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이
제 휴머니즘은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
다.
이제 옥타비아누스의 개선이 임박해
오고 있었다. 시간이 급했다. 약제사에
게 처방을 받을 수는 있어도 독약을
주문할 시간은 남아 있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그 때 잠시 생각했
다. 옥타비아누스를 상대로 자신의 매
력을 시험해 볼까 하는. 그러나 그녀
는 옥타비아누스가 싫었다. 69 체위까
지 깊게 나눈 자신의 사랑 안토니우스
를 죽게 만든 장본인이 아닌가.
클레오파트라는 시녀에게 무화과 바
구니를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바구니
의 맨 위엔 알이 굵은 무화과가 있었
고, 그 아래엔 알은 작지만 잘 익은
무화가가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는 포
동포동하게 살찐 이집트 코브라가 우
글거리고 있었다. 이것은 이집트 상인
들이 속임수로 쓰기 위해 곧잘 사용하
는 바구니였다.
클레오파트라는 질펀하게 향수가 배
인 자신의 팔과 젖가슴을 코브라에게
내주었다. 그러나 코브라들은 누구 하
나 클레오파트라의 알몸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서른 아홉 살의 클레오파트라. 어느
덧 시들어 버린 것인가. 그런데 바로
그때, 클레오파트라를 측은히 여긴 코
브라 한 마리가 바구니에서 스르르 미
끄러져 나오더니, 그녀의 양쪽 젖꼭지
를 한 번씩 냅다 깨물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수면제가 있었다면 클
레오파트라는 그것을 사용했을까?"
거기서 내레이션이 끝난다. 나는 다
시 화면을 앞으로 돌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69 체위를 감상하기로
한다. 69 체위로 두 사람이 몸을 만든
상태에서 화면이 시작된다.
"음. 정말 신비롭소. 어쩌면 인분이
나오는 이곳이 이처럼 앙증맞고 깨끗
할 수가 있단 말이오. 이처럼 귀엽게
입을 다물고 있는 녀석을 이제껏 나는
본 적이 없소.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계곡이라니…나는 이제껏 이만한 연분
홍빛의 자연스런 계곡을 본 일이 없
소. 아…이것이 바로 세계 최고의 미
인인 클레오의 것이라니…정말 믿어지
지가 않소…"
안토니우스가 넋이 나가 있는 표정
으로 말한다.
"신비롭기는 안토니우스 당신의 것
도 마찬가지예요. 어쩌면 남자들은 이
런 것들을 가지고 있을까? 똑바로 쳐
다보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멋지군요.
이것이 바로 표범을 맨손으로 때려잡
은 로마의 최대 영웅 안토니우스 대장
군의 심벌이라니…"
클레오파트라 역시 넋이 나가 있는
표정으로 말을 받는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
스럽게 두 남녀의 애무가 시작된다.
두 사람, 정말이지 그만한 사랑의 표
정은 더 이상 없을 듯하다. 두 사람,
정말이지 그만한 행복의 표정은 더 이
상 없을 듯하다.
아,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더 이상 참고 견디다가는 온몸에 두드
러기가 나고야 말 것이다. 나는 이제
떠나야 한다. 클레오파트라를 만나러
저 오랜 옛날의 이집트 땅으로. 그리
하여 클레오파트라를 품어야 한다. 그
리고 돌아와야 한다. 그런데 그녀를
데리고 오는 건 어떨까? 쉬운 노릇은
아니겠지만, 돌아와서도 또 문제다.
그런데, 한참 궁리에 빠져 있을 때
하필 전화벨이 울린다.
"예. 러브타임머신 여행사 천래성입
니다."
"아, 나는 아까 마돈나를 메뉴로 신
청했던 만화간데 말이오…"
"아, 예…"
"좀 미안하게 됐소만, 아무래도 말
이오…"
"또 메뉴가 바뀌시는 겁니까?"
"아, 그게 아니라 말이오…아예 오
늘 가면 안 되겠소?"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 당장은
곤란한데요…"
"그럼 몇 시쯤이면 되겠소?"
"음…오후 다섯 시 이후면 되겠습니
다."
"알았어요. 그때 가리다."
"예. 그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
겠습니다."
"고맙소."
"그런데 말입니다. 왜 그렇게 갑자
기 마음이 급해지셨습니까?"
"아, 그건 말이오…마돈나가 애엄마
가 되었기 때문이오."
"애엄마가 되기 전의 그녀를 만나러
가면 되는 거지 않습니까?"
"그 여자처럼 상징적으로 문란한 서
른여덟 살의 여자가 애엄마가 되었다
는 것도 의문이지만 말이오…무엇보다
애엄마가 되었다는 관념 때문에 그녀
의 신비감이 사라져 버릴까 두려워서
그렇소. 그러니 아직 그녀에 대한 신
비감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인 하루 전
에 빨리…"
"역시 만화가다우시군요. 알겠습니
다. 준비해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마돈나를 만나러 가겠다는 어느 만
화가의 갑작스런 시간 당김. 하는 수
없지. 클레오파트라를 품으러 가긴 가
더라도, 일단 마돈나에 대해서 공부해
두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리모콘을 작
동하여 벽면에 만들어진 화면을 없애
버리고는 마돈나에 관한 자료를 뒤진
다. 마돈나, 그녀의 과거는 과연 어떠
했을까?
<다음호에는 제7화 '마돈나는 길들
여지지 않는다'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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