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야설명작)러브타임6
제목 : 김선영 패러디 소설 - 러브타임머신 제 8화 반금련 백배 즐기기
뉴욕의 한 빌딩 옥상. 거기에 러브타임머신이 기계음 하나 없이 사
뿐히 내려앉는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조선지 씨가 내려선다. 내려서서 현실에서의
방향 감각을 찾았을 때쯤 러브타임머신은 사라져 버린다.
일류 만화가로 대접받고 있는 지금뿐만 아니라, 순수 화가 시절에도
숱한 해외 여행 경험을 쌓은 것으로 잘 알려진 조선지 씨인지라 1979
년의 뉴욕이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여유있게 우선 담배를
한 개비 빼어 문다. 솔이다! 역시 조선지 씨구나, 싶다.
그는 불을 붙이고는 설치되어 있는 철제 사다리를 타고 물탱크 창고
위로 올라간다.
얼마쯤 기다리고 있자니, 옥상으로 통하는 철문이 열린다. 모습을 드
러낸 사람은 다름아닌 마돈나다.
"여기다 낙서를 하면 속이 시원하겠군."
마돈나는 혼잣말을 하면서 쭈그리고 앉아 유성 매직잉크로 낙서를
하기 시작한다. 개도 그리고 말도 그린다. 개에게 수컷 생식기도 달아
놓고 말에게도 수컷 생식기를 달아 놓는다.
글로 된 낙서도 한다.
'나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다!'
'성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는 처녀성을 버려야 한다!'
조선지 씨가 위에서 내려다보니 낙서를 하는 마돈나의 모습이 참으
로 가관이다. 헐렁한 티셔츠 안으로 젖가슴이 드러나 보이고, 치마를
완전히 걷어올렸기 때문에 외부로 허벅지와 베이지색 팬티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인다.
조선지 씨가 말한다. 물론 영어로.
"이봐요, 아가씨."
마돈나가 올려다보니 조선지 씨가 빙그레 웃고 있다.
"이왕이면 더 높은 이곳으로 올라와서 그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당신은 누구죠?"
"당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요."
"뭐라구요? 나는 당신을 모르는데 무슨 수로 당신이 나를 안단 말이
죠?"
"다 그런 법이 있소. 나는 과거의 당신에 대해서뿐만이 아니라 미래
의 당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소."
"도무지 알 수 없는 얘기만 늘어 놓고 있군. 혹시 머리가 이렇게 되
지 않았나요?"
마돈나는 검지를 자기의 머리 옆에 돌려 보인다.
"나는 지극히 정상이오. 다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왔을 뿐이오."
"타임머신?"
"그렇소."
"미래에 타임머신이 발명되었단 말인가요?"
"그렇소. 나는 한국의 '러브타임머신 여행사'에 거금을 내고 이렇게
당신을 만나러 온 거요."
"내가 뭐라고 나를 만나러 왔죠?"
"당신은 아직 미래의 당신을 모르는 모양인데, 얼마 후면 전세계 음
악광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인기 가수가 됩니다."
"그거야 당연히 그래야 되겠지만, 정말 그렇게 된단 말이지요?"
"아무렴요."
"그것 참 그럴 듯한 일이로군요."
"그런데 마돈나, 당신은 어째서 그런 식의 낙서를 즐기는 거요? 그
걸 지우려면 건물 관리인이 꽤나 애를 먹을 텐데. 아니, 유성 매직이니
까 다시 콘크리트를 입히기 전에는 지울 도리가 없겠군."
"이건 못 말릴 나의 취미 생활이에요."
"그것 참 고약한 취미가 다 있군. 패트리샤 홀트란 사람이 당신의
소녀 시절을 일컬어 뭐라고 했는 줄 아시오?"
"뭐라고 했을까요?"
"문란한 섹스에 몸을 던진, 길들이지 못할 가톨릭 소녀라고 했소."
"흥!"
"또한 '뉴욕 포스트'지는 당신을 두고 뭐라고 비난했는지 아시오?"
"뭐라고 했을까요?"
"타락할 대로 타락한 천박한 여왕이라고 했소."
"흥! 그 따위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내가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은 인
간들을 화나게 하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이 위에서 하는 게 낫지 않겠소?"
"왜죠?"
"내가 당신을 좀더 가까이서 보고 싶으니까."
"그렇담 당신이 내려 오면 되지 않나요?"
"한번 오른 산에서는 금방 내려가기가 쉽지 않은 법이오."
"올라가면 뭐 좋은 일이라도 생기나요?"
"내가 바닥에다 그림을 그려 드리겠소."
"당신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가요?"
"그렇소. 만화가요. 정확히 말하면 극화가라고 할 수 있지요."
"그 밖에 무슨 좋은 일이 또 생길까요?"
"당신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맞춰 드리겠소."
"그건 제법 흥미로운 일이로군요."
"그리고 또 있소. 당신에 대해서 누군가가 쓴 재미있는 글을 하나
보여 드리겠소."
"나에 대해서 쓴 글? 아무튼 올라갈 테니까, 그 재미있다는 글을 먼
저 보여 주도록 해요."
마돈나는 철제 사다리를 타고 조선지 씨가 올라가 있는 물탱크 창고
위로 능숙하게 올라간다. 오래도록 무용으로 단련된 유연성 덕분일 것
이다.
"아, 정말 좋군요! 천하가 모두 내 발 아래 있어요! 이건 내가 어려
서부터 꿈꾸어 오던 것이었어요!"
마돈나의 표정이 밝아진다.
"어서 보여 줘요, 나에 대해 누군가가 쓴 글을."
"이건 <타임>지 사상 최연소 편집장을 거쳐 <피플>지의 편집장을
지낸 바 있는 논픽션의 거장 크리스토퍼 앤더슨이 쓴 마돈나 평전의
일부지요."
"내 이야기가 평전으로 나올 만큼 내가 유명해진단 말이지요? 아!
좋아요! 어디 한번 읽어 보도록 하지요."
마돈나는 소리내어 그 글을 읽어나간다.
"에이즈. 1986년 가을, 후천성 면역 결핍증의 머리글자인 AIDS라는
말만 들어도 대부분의 미국인이 공포심을 갖게 되었다. 에이즈? 에이
즈는 뭔가요?"
"암보다 무서운 병이지요. 치료제가 없을 정도로. 문란한 섹스가 그
병을 옮겨 줍니다. 계속 읽어 보세요."
"숀 펜도 예외는 아니었다. 숀 펜? 숀 펜은 누구지요?"
"훗날 당신이 사랑하게 되는 유일한 남자라고 할 수 있지요. 당신은
훗날 이렇게 고백합니다. 숀은 내게 완벽한 미국 남성이고 자극과 충
격을 동시에 안겨 준다고. 그리고 또, 남자를 지배하는 게 좋다, 그러
나 숀은 감당할 수가 없다고. 이처럼 당신은 숀이라는 남자에게 사로
잡히게 됩니다."
"어머나! 그것 참 멋진 일이로군요."
"더 읽어 보세요."
"숀은 아내의 동성 연애자 친구들을 늘 못마땅하게 여겨 왔다. 더구
나 마돈나의 친구가 에이즈로 죽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무
슨 일이 있어도 혈액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마
돈나는 거절했다. 마돈나는 그녀 자신이 이미 보균자가 아닐까 하는
숀의 의혹을 편집병이라고 한마디로 쏘아붙였다.
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어쩌면 이미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정말로 잔뜩 겁먹은 표정이지 뭐야. 에이즈에 대해서
알려진 게 별로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사코 우겨대는 거
야. 그래서 좀 어른스럽게 굴라고 충고해 주었지. 마돈나는 이렇게 한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마돈나가 검사를 받지 않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녀가 자기
댄서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했다는 말에 의하면,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이상 HIV 바이러스의 보균자인지 아닌지 따위는 알고 싶지
도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중략)
옛 매니저의 말에 의하면, 마돈나에게는 1978년에 뉴욕에 올라온 날
부터 레코드가 처음 히트하기까지 4년 동안에 적어도 백 명의 애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성욕이 남달리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자랑하는 마돈
나는...
(중략)
그녀가 마음의 연인이라고 하며 몹시 따르던 발레 교사 크리스토퍼
플린은 세상에 소문난 호모였는데, 1990년 말에 에이즈로 숨을 거두었
다. 마돈나와 크리스토퍼 두 사람은 10년 이상이나 가까이 지냈다.
에리카 벨의 말에 따르면, 마돈나는 마틴 버고인의 동성 애인까지
유혹했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숀의 마음을 어지럽힌 것은 알파벳 시티에서 라틴계 소년
을 헌팅하던 마돈나의 버릇이었다. 소년들이 마약 주사나 중독자와의
섹스를 통해서 에이즈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은 컸다.
마돈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자세히 아는 친구들이나 옛 연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녀는 1985년 8월에 결혼할 때까지 콘돔을 필수적으
로 사용한 건 아니다."
마돈나는 다 읽고 나서 시니컬하게 웃는다.
"좀 불쾌하기는 한데…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지요?"
"그만큼 당신의 값어치가 높다는 얘깁니다."
"그건 기분좋은 미래가 아닐 수 없군요."
"당신은 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나체의 사진집 <마돈나
섹스>를 출간하게 됩니다. 앞모습을 그대로 다 내보이는 헤어누드까지
적나라하게 펼쳐집니다."
"그건 자연의 아름다움이에요. 나는 앞으로 유명해지면 반드시 그런
작업을 치러내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행히 결실을 맺게 되는 모양이
군요."
"이건 내가 참고로 적어 온 건데, 당신이 남긴 그럴 듯한 명언들이
오."
"마돈나의 명언? 호! 그것 참 괜찮은 기쁨이군요. 어디 한번 읽어 봐
주시겠어요?"
"정상에 오르기 위해 짓밟았던 남자들이 모두 나를 되찾으려고 한
다. 그들은 아직도 나를 사랑하며, 나도 아직 그들을 사랑한다."
"으흠!"
"모범적인 추녀보다는 바람기있는 미녀에 관한 기사가 더 흥미롭지
않은가."
"으흠!"
"창녀라든가 음탕하다는 말을 들어 왔지만, 그런 천박한 수준으로밖
에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도리가 없다."
"으흠!"
"로마 교황이 나를 만나고 싶다면 다른 이들처럼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으흠!"
"나에 대해 불평하거나 비난을 한다는 건 그만큼 내가 신경쓰인다는
뜻이다."
"으흠!"
"독신이라서 제일 좋은 점은 언제든지 남자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
이다."
"으흠!"
"불을 피해 멀리 돌아가느니 차라리 불 속을 뚫고 가리라."
"으흠!"
"이 정도로 해 두겠소."
"정말 나다운 말이 아닐 수 없군요. 그래, 이제는 당신이 그림을 그
려 줄 차례인가요?"
"그렇소. 내가 뭘 그리는가 잘 보시오."
조선지 씨는 자신이 준비해 온 붓과 페인트로 콘크리트 바닥에다 그
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매우 사실적인 그림인데, 알몸의 남성이다. 특
히 심벌이 두드러지게 잘생겼다.
"어머! 이게 누구의 알몸이에요?"
"얼굴을 보면 모르겠소?"
"어머나! 바로 당신!"
"그렇소."
"이걸 어째. 정말 이렇게 훌륭한 게 당신의 바지 속에 감추어져 있
단 말인가요?"
"원한다면 확인시켜 드리겠소."
"바지를 내리겠다는 뜻인가요?"
"으흠!"
"잠깐! 그대로 있어요. 직접 만져 보고 싶으니까."
마돈나는 손을 가져가 조선지 씨의 청바지 속으로 쑥 집어넣는다.
순간, 조선지 씨의 청바지 앞춤이 찢어질 듯 팽창한다.
"아! 정말이야, 정말! 참을 수가 없어!"
마돈나는 손을 빼내고 나서 즉각 조선지 씨의 청바지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린다. 이어서 팬티마저 내리니 거대한 무엇이 있다.
"인간의 입은 음식을 먹을 때와 말을 할 때 필요하지. 하지만 이 순
간에는 더욱 필요해!"
마돈나는 조선지 씨의 중심으로 얼굴을 이동한다. 펠라치오!
30분간이나 그 장면이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반대로 조선지 씨가 마
돈나의 스커트를 열고 그 안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커닐링거스!
한낮의 건물 옥상. 따가운 태양빛은 아랑곳없다. 두 사람의 갑작스런
정사는 무려 한 시간이 넘도록 이어진다.
일을 치르고 나서 마돈나가 묻는다.
"엄청난 화력이었어요. 미스터 조. 당신은 언제 돌아갈 거죠?"
"모레 이 시각쯤이 될 거요."
"그렇담 그 때까지 나랑 함께 있어 줘요."
"으흠!"
조선지 씨의 입이 찢어진다.
나는 리모콘을 작동하여 벽면에 만들어진 화면을 없앤다. 조선지 씨
는 일이 무척 잘 풀린 편이다. 너무 순조로워서 싱겁기까지 하다.
나는 다시 클레오파트라를 생각한다. 황진이를 만나러 가겠다는 관
박식 씨가 오늘 가지 않겠다고 하면 당장에 날아가 만나 보고 싶은 여
자, 클레오파트라.
화면을 지우고 나서 두 시간쯤 시간이 흘렀을 때 전화벨이 울린다.
관박식 씨이기를 기대하면서 얼른 송수화기를 든다. 그러나 저쪽의 목
소리는 남자도 아닌 여자다.
"거기가 러브타임머신 여행사죠?"
"예, 그렇습니다만…"
"여자 손님은 받지 않나요?"
"받지 않는다는 규정은 없지만, 문제는 우리 여행사의 메뉴 가운데
남성이 없다는 겁니다."
"없으면 어때요? 여자 메뉴를 고르면 되지."
"(!)레즈비언인가요?"
"레즈비언은 아니지만, 이따금 길을 가다 아름다운 여성을 보면 군
침이 돌 때가 있어요."
이건 마돈나보다 더한 색골이지 싶다.
"그럼 오십시오. 요금은 1천만원입니다."
"당장 가겠어요."
이렇게 되면 관박식 씨와는 관계없이 오늘 클레오파트라를 만나러
간다는 건 무리다.
"메뉴는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반금련."
"아, <금병매>의 여자 주인공 말이지요?"
"예."
"손님의 이름은 어떻게 되지요?"
"김혜린이에요."
"주민등록번호는?"
그녀의 나이는 서른이다. 그녀가 불러 주는 주민등록번호를 받아 적
고 나서 나는 말한다.
"그럼 준비해 놓고 있을 테니 먼저 입금을 하시고 두 시간 뒤에 도
착해 주십시오."
나는 온라인 통장 번호를 불러 준다.
"못 참겠는데, 지금 당장 가면 안 되나요?"
여자는 사람이 들어앉아 있는 단칸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사람처럼 말한다.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제가 서비스할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못해서
…"
"서비스할 준비요? 그렇게 좋은 것이 있나요?"
"다른 게 아니라 내가 그 역사 속의 인물에 대해서 설명을 할 학습
이 되어 있어야…"
"그런 서비스는 필요없어요. 그 대신에 다른 서비스를 해 주면 돼요.
그럼 지금 당장에 가도록 하겠어요."
그 여자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나서 10분이나 지났을까, 그녀가
입금한 것을 확인하고 있을 때 다른 때보다 더욱 요란한 느낌으로 비
디오폰이 울린다. 화면에는 색기가 넘치는 꽤 관능적인 분위기의 여자
가 서 있다.
"반금련을 만나러 갈 사람이에요."
리모콘으로 문을 열어 주자 청바지 차림의 적당히 풍만한 여자가 들
어선다.
"어서 오세요."
"멋진 공간이군요."
주위를 휘둘러 보며 김혜린이 소감을 말한다. 그녀의 실물에서는 더
욱 색기가 넘치고 있다.
"그런데 무슨 일을 하십니까?"
"여성 관능미 연출가예요."
"예? 그런 직업도 있나요?"
"요즘에 생겨난 신종 직업이지요. 관능미가 부족한 여성들에게 관능
미를 심어 주는 일을 해요. 얼굴에서부터 바디까지."
"흠."
"담배 피워도 되나요?"
"예."
"당신도 한 대 피우세요."
그녀는 나에게 88 멘솔 담배를 한 개비 권하여 불을 붙여 준 다음에
자신도 빼어 문다. 꽤 고급일 것으로 짐작되는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는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꽤 세련됐다.
"그런데 그 대신에 다른 서비스를 해 달라는 건 뭔가요?"
"뭐 별거 아녜요. 잠시 한몸이 되어 달라는 거죠."
"잠시 한몸?"
"뭐 요즘 세상에 다 그럴 수 있잖아요?"
"반금련은 둘째고, 우선 당신을 갖고 싶어요. 나는 이제껏 당신만큼
넘치는 색기를 가진 남자를 본 일이 없어요."
클레오파트라 대신에 이게 웬 떡인가. 그러지 않아도 마돈나와 조선
지 씨의 한낮의 옥상 정사를 보고 나서 몸이 꽤 달아올라 있던 참이었
다.
당황한 내 쪽에서 아무 대꾸가 없자,
"제가 먼저 벗겠어요."
그녀는 당당하게 말하고는 뒤돌아서서 옷을 벗기 시작한다. 뒤돌아
선 게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너무 떳떳해 보인다.
"아, 잠깐만요…"
"왜 그러시죠?"
그녀는 브래지어 차림에다 청바지 지퍼가 반쯤 내려간 상태에서 옷
벗기를 멈추고 묻는다.
"아무리 섹스가 좋다지만, 우리가 너무 밝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말
입니다."
"나를 무시하는 건가요? 내 나이가 서른이라 늙었단 말인가요? 이러
지 말아요. 채시라도 서른이고 최진실도 서른인데…"
"아니…그, 그런 뜻이 아니라…"
"그렇다면 뭔가요? 내가 못생겼단 말인가요?"
"아, 아뇨…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왜죠? 하는 거죠? 예? 하는 거죠?"
"아, 예 예…"
그렇게 말하고서 그녀는 청바지의 지퍼를 완전히 내린다. 특이하게
도 빨강과 초록이 조화를 이룬 딸기 무늬가 그려져 있는 울긋불긋한
팬티가 드러난다. 그녀는 당황하는 나의 사정에는 아랑곳않고 곧 브래
지어와 팬티마저 벗어 버린다.
"!"
나는 더 버티지 못하고 나오려는 감탄사를 간신히 입 안에 잠그어
둔다. 다 드러난 그녀의 몸매는 확실히 다르다. 신선한 딸기의 속살 같
은 싱그러움이 그녀의 몸매에서 풍겨나온다. 적당한 풍만함이 곁들여
진, 역사책에 씌어진 대로라면(물론 비디오를 이용하면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양귀비의 몸매가 저럴 듯싶다.
"아이, 뭘 하고 있어요?"
그녀가 돌아서며 재촉한다. 순간, 내 눈에 확 감겨오는 그녀의 은밀
한 부위에 촘촘이 돋아나 있는 검은 빛깔의 체모다. 여자치고는 제법
무성한 편이어서 생식기가 엿보이지는 않는다.
"아, 알았어요…"
순간 옹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일단 벌어진 일, 나는 일단 군침을 꿀
꺽 삼키고서 뒤돌아선다. 그러나 그녀가 보는 앞에서 바로 벗지는 못
하고 이동 칸막이 뒤로 숨듯이 들어가서야 비로소 옷을 벗기 시작한
다. 제2차 성징의 핵심은 드러나자마자 곧 성을 낸다. 그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손으로 감싸자 오히려 더 성을 낸다.
나는 곧바로 나가지 못하고 생각을 다른 데로 돌려 심벌을 진정시킨
다. 그놈이 가까스로 가라앉자 나는 조심스럽게 걸어나가 소파에 앉는
다. 나는 그녀의 눈부신 알몸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다가 또다시 제2차
성징의 핵심 부위가 성을 내고 있음에 당황한다. 그래서 잠시 동안만
이라도 마음을 비우기 위하여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간다.
그런데 대략 2∼3분쯤 지났을까, 하필 그 부위에 무엇인가 끈적끈적
하고 뜨거운 액체가 전해져 오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눈을 떠 보
니 나의 사타구니에 머물러 있는 것은 그녀의 얼굴이다. 펠라티오, 즉
입으로 빨아 줌으로써 음경을 자극하는 행위를 그녀는 매우 능동적으
로 저지르고 있다. 대단한 솜씨다. 내가 588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시절
에 만나 보았던 창녀 가운데도 이만한 펠라티오 솜씨를 가진 여자는
없었다. 마돈나도 이만큼은 하지 못할 듯싶다.
나는 잠시 당황했을 뿐, 그녀의 그런 행위가 조금도 싫지 않다.
그녀는 매우 능숙하다. 나의 요도구에서는 맑고 투명한, 그리고 끈적
거리지 않는 액체가 아주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의자에서 내려와 그녀의 삼각주로 얼굴을 묻어 버린다. 혀와
입을 사용해 음핵과 질 부위를 핥고 코로 건드려 주는 커닐링거스에
들어갈 참이다. 이건 그녀가 베풀어 준 펠라티오에 대한 화답인 셈이
다.
나의 혀가 다가서자 그녀의 은밀한 부위는 진저리를 치기 시작한다.
그녀에게는 액체가 풍부한 특징이 있다. 나의 혀는 어느새 그 액체의
절묘한 맛을 만끽하고 있다.
"아!"
어느 순간, 나는 그 소리를 입 안에 가두어 두지 못하고 만다. 아니,
그러기는 그녀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것은 분명히 두 사람이 동시
에 낸 소리다. 나는 그녀의 오르가슴으로 인한 분비액을 분명히 느꼈
으며, 그와 거의 같은 시각에 나는 많은 정충(精蟲)이 숨어 있을 정수
(精水)를 벌컥벌컥 토해낸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이 뒤엉킨 상태에서 숨가쁘게 오럴 섹스를
마감한다. 그녀가 숨을 돌리고서 말한다.
"당신은 다른 남자들과 분명히 다른 맛이 있군요. 신선하다는 것!"
"당신도 마찬가지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그녀와 옹녀를 비교해 본다. 우열을 가리기
가 힘들다. 양쪽 다 완벽에 가까운 상대인 것이다. 한 10분쯤 후에,
"이제 좀 쉬었으니 반금련을 만나러 갈 준비를 해야겠죠?"
하고 내가 묻는다.
"아뇨. 우리, 또 해요!"
"뭐, 뭐라구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너무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나는
아직까지 식지 않은 몸을 그대로 두고 여행을 떠나기가 마땅치 않은
거에요."
아닌게 아니라 나의 그곳은 다시 팽창하여 있다. 그만큼 그녀의 알
몸과 색기 넘친 음성은 나를 완벽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소파 위에 엎드린다. 나는 환한 조명 아래 고스란
히 드러나 있는 그녀의 하얀 알몸을 바라본다. 정말 눈이 부시다. 여자
의 알몸은 주홍색 조명보다 환한 조명에서 더 자연스럽다. 주홍색은
여자의 살결을 비천하게 만들 뿐이다.
"애무해 줘요."
나는 그녀의 명령에 복종하듯이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발뒤꿈
치부터 천천히 혀끝으로 애무해 올라간다. 종아리와 장딴지, 그리고 무
릎 뒷부분에 한동안 머물렀다가 허벅지를 거쳐 둔부까지. 이처럼 탐스
러운 둔부가 있을까?
그녀는 몸을 바르르 떨며 신음하기 시작한다. 나는 등허리를 타고
목덜미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둔부에 머문다. 양쪽 둔부 사이에
는 은밀한 계곡이 있다. 나는 그 계곡 사이로 혀를 집어넣는다. 그녀의
부끄러운 곳이 입술에 닿는다. 이보다 더 좋은 느낌이 있을까? 그곳은
조금도 불순한 신체 부위가 아닌 것이다.
"아!"
그녀는 능숙하게, 그러나 놀랍다는 시늉으로 신음을 토한다. 나는 한
동안 그녀의 부끄러운 곳에 머물렀다가 나직하게 말한다.
"돌아 누울래요?"
몸을 돌려 누워 있는 그녀의 신비스런 알몸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나
는 다시 애무를 시작한다.
이번엔 발가락부터다. 나의 혀는 다시 위로 거슬러올라간다. 무릎에
한동안 머물렀다가 허벅지를 타고 상체를 향해. 중심부는 옆으로 지나
쳐 옆구리를 애무한다. 배꼽 주위도 놓치지 않는다.
젖꼭지가 보인다. 그녀의 젖꼭지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거
의 살색에 가깝다. 나는 한 손으로 오른쪽 젖가슴을 쥐고 애무하며 혀
끝으로 왼쪽 유두를 핥아나간다.
이어서 목을 타고 올라간 나의 애무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통째로
삼켜 버릴 듯이 거칠게 핥는다. 귓속도 놓치지 않는다.
"입, 입."
그녀는 견디지 못하고 말한다. 나는 그녀의 입으로 나의 입을 가져
간다.
우선 나는 그녀의 두 입술에 번갈아가며 가벼운 키스를 선사한다.
이어서 그녀의 입술 가장자리를 혀로 자극하다가 그녀의 입술 사이로
쏙 밀어넣는다. 그녀는 나의 혀를 받아들이며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두 사람의 입에서는 사춘기에 입 안에서 발달했을 피지선이 자극을
받아 세미오케미컬이라는 액체가 충분히 새어나와 서로 교환되고 있
다. 정말이지 이제껏 느껴 보지 못한 입맛이다. 뭉클뭉클하면서도 시원
한, 이 세상의 어느 음식이 이보다 더 맛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 일을 어찌하랴. 나는 비로소 사랑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옹녀에게는 미안하지만 분명히 그렇다.
"이제 그만 들어와요…"
그녀는 더 참고 견디지 못하겠는지 서둘러 나의 공격을 갈구한다.
나는 그녀의 하복부를 보는 순간 더 이상 참을 재주가 없어진다. 나는
그녀의 벌리고 있는 양 손에 이끌려 서른 살의 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그녀의 피부 위로 올라간다.
하복부가 밀착되는 순간, 그녀는 자지러지듯 환희의 비명을 올린다.
그러곤 나의 둔부가 움직일 때마다 거기에 리듬을 맞추어 거친 신음을
토해낸다. 문득, 어쩌면 이 여자가 옹녀보다 나을지 모른다는 불길한
(?) 예감이 든다.
일을 다 치르고 나서 5분쯤 앉았다가,
"이제는 반금련을 만나러 갈 준비를 해야겠죠?"
그래도 나는 옹녀를 사랑한다고 가슴속으로 말하며 묻는다.
"그래요. 또 하자고 하면 도둑년이라고 욕하겠죠?"
글쎄, 누가 도둑년이고 누가 도둑놈인지 모르겠다. 단지, 한쪽은 원
했고 한쪽은 거부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럼 먼저, 준비된 비디오를 통해 반금련의 미모를 살펴 보기로 하
죠."
"좋아요."
나는 리모콘을 조작하여 다시 벽면에 화면을 만들어낸다.
반금련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목욕통 속에 들어앉아 목욕을
하고 있다. 바가지로 물을 떠서 머리 위에다 끼얹는다. 물은 머리결을
적시고 흘러내려 오른쪽 젖가슴과 왼쪽 젖가슴 사이의 계곡을 타고 흐
른다. 이번에는 아예 젖가슴의 계곡에다 대고 물을 끼얹는다. 뽀얀 젖
가슴이 물빛과 어우러져 아예 눈이 부시기까지 하다.
금련은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오른손을 움직여 옥문(玉門)으로 가져
간다. 그곳을 다섯 손가락으로 비벼대다가 동굴 속으로 두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수음(手淫)이다!
담벼락을 넘어 뒤란에 들어가 문짝의 옹이 구멍을 통하여 그걸 훔쳐
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서문경이다.
"주인님, 어떠십니까?"
하인이 묻는다.
"정말 버릴 데라곤 한 군데도 없는 여자로군. 맛이 괜찮겠어. 저런
미색이 무대의 아내라니 너무 아깝군."
"어떻게 하실 겁니까?"
"물론 내 걸로 만들어야지."
"좋은 방법이 있으십니까?"
"흠…"
그 때 전화벨이 다급하다는 듯이 울린다. 나는 리모콘을 작동하여
벽면의 화면을 멈춰 놓고서 전화를 받는다.
"예, 러브타임머신 여행사입니다."
"아, 여보세요? 혹시 관박식 시인이라고 아십니까?"
"예. 그런데요?"
"나는 관박식 시인의 친구 되는 소설가 박가식이라고 합니다."
소설가 박가식? 들어 본 이름이었다. 이따금 베스트셀러도 내는, 인
기 작가에 속하는 소설가였다. 한때 무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으
나, 자기는 받을 자격이 없다며 수상을 거부하기까지 했던 사람이었다.
깨끗하다면 깨끗하고, 고지식하다면 고지식한. 그러나 그의 소설만큼은
조금도 고지식하지 않았다. 그는 불교 소설에서부터 성(性)을 적나라하
게 묘사하는 소설까지 가리지 않고 쓰고 있었다. 한마디로 전방위 작
가인 셈이었다.
"아유, 안녕하세요? 그런데 관박식 시인님의 소개로 이곳에 전화하
셨나요?"
"그게 아니라…내가 술자리에서 들으니 관박식 시인이 황진이를 만
나러 간다고 하더군요. 사실은 내가 황진이를 만나고 싶었는데 차일피
일 미루고 있었단 말이죠. 문제는 역사 속의 미인은 그 미인마다 단
한 사람밖에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었소. 그러므로 관박식이가 먼저
황진이를 만나면 나는 영영 그녀를 만날 수가 없지 않겠소."
"예. 그게 그렇게 되죠…하지만 관박식 시인님이 현재로 데려 올 수
만 있다면 언제고 만나실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느낌이 다르지. 역사 속의 황진이는 역시 그 시대에
머물러 있어야 진품이 아니겠소."
과연 유명 소설가다운 해석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 여행 티켓을 사게 되었소. 두 배나 거금을 치렀지
뭐야."
"아, 그러십니까? 그런데 왜 관박식 시인님은 포기하셨나요? 금전을
밝히시는 분은 아닌 것 같은데…"
"황진이를 홀릴 만한 싯구가 나오지 않는다는 거요. 뭐라더라… 술
김에 자살을 하려고 식칼을 빼어들었는데, 순간 하느님이 나타나 그를
구원해 주었다지 아마. 그래서 살아난 건 좋았는데, 문제는 하느님이
그 사람의 언어 예술 창조 능력을 빼앗아 가 버렸다는 거요."
"그런 일도 있나요?"
"모르지요, 뭐. 아무튼 그 친구 얘기가 그러니까. 그래서 황진이 티
켓이 내게로 넘어 오게 된 거요. 어떻소? 지금 가면 곧 여행을 떠날
수가 있겠소?"
발가벗은 김혜린의 모습이 보인다.
"저어, 박가식 선생님. 내일로 미루시면 안 되겠습니까? 지금은 손님
이 있어 놔서…"
"그 손님이 떠난 다음에 가면 되지 않소?"
"아까도 한 손님이 여행을 떠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저의 관리 능
력이 좀 힘에 부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이유는 이유지만, 실은 한시바삐 클레오파트라를 만나 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방금 손님으로 온 김혜린 씨와 연거푸 두 차례
의 정사를 치르고도 그랬다.
"알았소. 그렇담 내일 몇 시쯤 도착하면 되겠소?"
"오후 두 시경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알았소. 차질이 없게 해 주길 바라겠소."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다시 리모콘을 집어들고 벽면에 화면을 만들
어낸다. 반금련은 여전히 수음을 하고 있고, 서문경은 하인을 옆에 세
워 망을 보게 하고서 여전히 엿보기를 즐기고 있다.
<다음호에는 제9화 '양귀비 블루스'가 이어집니다>
미국에서 마돈나를 만나고 있는 조선지는? 김혜린은 반금련을 만나
동성애를 즐기려는 것인지? '나'는 과연 짬을 내어 클레오파트라 만나
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소설가 박가식은 시인 관박식 대신에 황
진이를 만나러 간다구? 그나저나 옹녀는 지금 뭘 하고 있고, 또 현대
로 온 춘향이와 심청이는 잘 살고 있는지? 마릴린 먼로도 궁금하다구?
그런데 이번엔 중국의 절세 미녀 양귀비가 나타난다구?
제목 : 김선영 신세대 패러디 소설 - 러브타임머신 제 9화 양귀비 블루스
반금련은 무송의 몸 아래로 새 요를 어느 정도 밀어넣고 나자 곧장
엎어지듯 무송의 넓은 가슴에 자신의 몸을 기댄다. 그러고는 붉고 윤
기나는 혀를 빼내어 무송의 상체를 핥아나가기 시작한다. 무송의 젖꼭
지가 반금련에 입안에 잡아먹히듯 강하게 흡인된다. 반금련의 혀는 눈
부시게 움직인다. 그러면서 서서히 아래로 이동한다. 그리고......
나는 다시 리모콘을 작동하여 화면을 진행시킨다.
반금련이 의자를 발로 차려는 찰나, 문을 열고 서문경이 들어선다.
서문경이 들어선 것을 확인하고
반금련은 의자를 발로 차내려고 하지만 헛발질이다.
"잠깐만요."
"저의 귓볼이 식기도 전에 또 맨살을 나누자는 말씀은 아니시겠죠?"
"그게 아니에요. 내가 뭐 옹녀 같은 여잔 줄 아세요?"
그녀는 마치, 내가 옹녀와 동거하고 있는 사실을 알기라도 하듯 말
한다. 그런데 분명히 말하지만, 그녀의 색욕이 옹녀보다 더 하면 더 했
지 못하지는 않다. 아직까지 옷을 입고 있지 않고 있는 것만 해도 그
렇다. 빨강과 초록이 조화를 이룬 딸기 무늬 팬티는 자랑스럽게 소파
의 등받이에 걸려 있는 것이다.
"내가 이래뵈도 반금련의 생애는 다 아니까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그녀의 섹스 장면만 보았으면 좋겠어요."
"누구와의 걸 먼저 볼까요?"
"무대와의 섹스...그리고 서문경과의 섹스......"
나는 화면을 좀더 뒤로 진행시킨다. 그러고 적당한 때에 화면을 멈
춘다.
반금련이 있다. 서민의 차림이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
반금련이 달려나가 묻는다.
"누구세요?"
"저업니다, 형수니임....."
잔뜩 술에 취한 목소리다.
반금련을 얼른 문을 열고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무송을 부축하여
침대로 인도한다. 무송은 침대에 엎드리며 갑자기 토하기 시작한다. 입
안에서 쏟아져나오는 더러운 것들......그러나 반금련은 살짝 눈을 찡그
렸을 뿐 더 이상 인상을 쓰지는 않는다.
"왜 이렇게 많이 드셨어요?"
어차피 더럽힌 요라고 생각했는지, 반금련은 무송의 등을 두들겨 위
장 속의 더러운 것을 모두 토해내게 한다. 그러고는 물을 떠다가 마시
게 한다. 그러나 무송은 물도 토해내고는 몹시 고통스러워하다가 갑자
기 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한다. 건장한 가슴이 드러나고 아랫도리까지
드러난다. 그러고 나서야 무송은 간신히 잠에 빠져든다.
"아!"
반금련은 무송의 나체를 보고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곧 정신을 차
리고는 더러워진 요를 빼낸다. 요를 빼내려다 보니 무송의 알몸에 손
을 대지 않을 수가 없다.
"아!"
반금련은 감격한 듯 탄성을 올린다. 무대의 몸과는 말 그대로 천지
차이일 것이다.
반금련은 요를 빼내어 다른 요로 갈아 넣는다. 새 요를 넣을 때는
무거운 무송의 몸을 더 많이 만지지 않을 수가 없다. 무송의 중요한
부분까지 반금련의 팔에 닿는다.
"아! 참을 수가 없어......"
반금련은 무송의 몸 아래로 새 요를 어느 정도 밀어넣고 나자 곧장
엎어지듯 무송의 넓은 가슴에 자신의 몸을 기댄다. 그러고는 붉고 윤
기나는 혀를 빼내어 무송의 상체를 핥아나가기 시작한다. 무송의 젖꼭
지가 반금련에 입안에 잡아먹히듯 강하게 흡인된다. 반금련의 혀는 눈
부시게 움직인다. 그러면서 서서히 아래로 이동한다. 그리고......어느덧
펠라치오에 다가서려는 순간, 느닷없이 반금련의 기쁨을 산산조각내
놓는 소리가 있다.
"금련!"
무대다. 무송의 못난이 형 무대.
반금련은 얼른 이불을 가져다가 무송의 알몸 위에 덮어주고는 달려
나간다.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문을 열어주고는 묻는다.
"금련이 보고 싶어서. 헤헤헤."
무대는 덧니를 드러내 놓고 바보처럼 웃는다.
"......"
반금련은 말이 없다.
무대는 빵팔이 도구를 구석에 내려 놓고는 곧장 반금련을 안아들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더는 못 참겠는 거야. 그래서 이렇게 달려 왔지롱."
무대는 까불듯이 말하고는 침대 위에 벌렁 드러눕는다.
"빨리 옷 벗고 이리 와."
반금련은 마지 못해 옷을 벗는다. 저이가 무송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표정이다.
반금련이 옷을 벗고 침대 위로 올라와 눕자, 무대는 작은 몸을 돌려
그녀의 알몸 위로 거칠게 달려든다.
정상 체위다. 침대가 상하로 진동한다. 애무가 전혀 없어서 그렇지
무대의 허리 운동만큼은 쓸 만해 보인다. 하지만 무드가 없는 게 무슨
정사인가!
반금련은 그저 목석처럼 가만히 누워 있다. 아무리 미녀라도 그 일
을 하면서 가만히 누워 있으면 감동이 덜 하게 마련이다. 아니, 덜 한
정도가 아니라 정이 떨어질 정도다. 미녀가 추녀보다 더 추하게 느껴
질 때도 있다. 그러나 무대는 전혀 그런 감정을 가지지 못하는 모양이
다.
"우우아아......"
무대는 들짐승처럼 거친 신음을 내뱉고는 곧장 반금련의 몸에서 떨
어져나간다. 그러고는 침대 위에서 한바퀴 뒹굴더니 그대로 곯아떨어
져 버린다. 난장이 같은 몸에서 코 고는 소리가 유난히 크다.
무대가 완전히 잠든 것을 확인하자, 반금련은 곧장 무송의 방으로
간다. 무송은 여전히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다.
반금련은 잠시 가슴을 졸이는 듯 서 있다가 무송의 아래쪽으로부터
머리를 디밀어 이불 속으로 파고든다.
"무송......"
그 부분의 이불이 들썩들썩거리는 걸로 보아서 무얼 하는 건지 짐작
할 수가 있다. 정말 오랜 펠라치오다. 이불이 낮아진다. 이번엔 반금련
의 입이 무송의 고환집으로 간 모양이다. 좀더 이불이 낮아진다. 이번
엔 어디일까? 입과 정반대의 신체 부위일까?
얼마 후, 다시 이불이 높아지고 들썩들썩거린다. 또다시 펠라치오인
모양이다. 그러고 또 얼마 후, 느닷없이 그 부분의 이불이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몽정처럼 사정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제서야 반금련은 이
불에서 얼굴을 빼내는데, 반금련의 입술에는 끈적끈적한 액체가 묻어
그녀의 고운 뺨까지 문지르고 있다. 그녀는 검지 손가락으로 그것을
닦아내어 입으로 빨아 먹는다.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약간 충격을 받는다. 포르노 비디오를
통해서 여자가 정액을 먹는 것을 더러 보기는 했지만, 저건 포르노 여
배우가 아니라 저 유명한 역사 속의 절세 미녀 반금련이 아닌가. 왠지
그녀가 나의 정액을 먹기라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김혜린의 손이 나의 바지 혁대를 풀고는 지퍼
를 내리고 있다.
"똔가요?"
"어쩔 수 없어요...미칠 것만 같은 걸......"
김혜린의 손이 나의 그것을 꺼내자 이놈이 또다시 요동을 친다. 도
무지 나의 이성과는 딴판으로 노는 것이다. 이건 뭘까? 이성과 본능과
의 전쟁인가?
"고마워요."
김혜린의 얼굴이 나의 중요한 부위에 덮쳐 온다.
"서문경과의 정사는 안 볼...셈인...가요?"
나는 가까스로 말한다.
"그건 나중 일이에요. 우선은 이게 급하니까요."
김혜린은 잠시 입을 떼내고는 말한다. 그러고는 또다시 펠라치오!
얼마 후, 나는 오르가슴에 젖어들고, 김혜린은 이것만한 영양분은 없
다는 듯 그 맛을 만끽하고 있다. 얼굴에는 엄청난 흥분이 가득 넘쳐흐
르고 있다. 기쁨에 가득찬 흥분 말이다. 그녀는 대관절 무슨 맛을 보고
있는 것일까? 그 맛이 어떨지는 매우 궁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지만,
미안하게도 나는 나의 그것을 맛볼 용기를 내지 못한다. 다만 그녀가
나의 정액을 물고 기뻐하는 얼굴을 맛볼 뿐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보니, 화면은 제 마음대로 돌아가 어느덧 반금
련과 서문경과의 정사 장면이 진행되고 있다.
"고마워요."
그녀가 반금련과 서문경이 한 몸뚱이가 되어 뒹구는 것에는 별로 신
경을 쓰지 않고 말한다.
"저건 시청을 생략하기로 하죠."
"그럼 어느 때로 가시렵니까?"
"그보다 먼저...내가 당신한테 건네 줄 게 있어요."
"......"
"이거예요."
김혜린은 자신의 지갑을 뒤져 예금통장과 도장, 그리고 현금카드를
꺼낸다.
"이걸 드리겠어요. 비밀번호는 5454에요."
"이걸 왜?"
"나를 기쁘게 해 주셨으니까요. 나는 이제껏 당신의 것만큼 잘생긴
걸 보지 못했어요. 더구나 지치지도 않으니까 얼마나 좋아요."
"......"
"화면을 좀더 뒤로 돌려 주세요."
화면에서는 여전히 반금련과 서문경이 몸을 나누고 있다.
"어느 때가 좋으시죠?"
"서문경이 반금련에게 사디스틱한 변태 행동을 할 때가 있을 거예
요."
"찾아 볼게요."
나는 다시 화면을 앞으로 진행시켜 가다가, 한 장면에서 멈추게 한
다.
반금련이 방안을 쓸쓸하게 거닐고 있다. 반금련은 서럽다. 방안에서
의 걸음걸이와 눈빛이 그렇다. 반금련보다 앞서 서문경을 기쁘게 해
주었던 여자들이 질투를 하여 괴롭히는데다, 걸핏하면 떠오르는 무송
때문에 그럴 것이다.
"무송......"
정말 그렇다. 그녀의 한숨에 '무송'이라는 두 글자가 섞여 나온다.
물론 중국말이지만, 어딘지 우리 나라의 부산 억양에 가깝다고 느껴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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